TV로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본다는건 정말로 지루하고 또 지루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오늘 K리그팬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수원과 포항의 경기는 정말 흥미진진했다. 1대0으로 앞서가던 포항이 수원에게 패널티킥 하나를 내주고 나서 다시 2점으로 앞서나가게 되었지만 납득하지 못할 판정[각주:1]으로 포항은 스테보가 퇴장을 당하고 그 때부터 수원을 계속 공략, 오히려 3대1로 앞서나가게 되었다. 수원은 포항에게 호락호락하게 질 팀은 아니라서 후반전 인저리 타임에 한 골을 더 추가해서 3대2까지 따라 붙었으나 끝내는 지고야 말았다. 아무튼 펠레스코어의 경기라서 보는 내내 신기하기만 했다.

반면 같은 날 광양에서 열렸던 전남과 북패와의 경기는 전남이 북패에게 6대1로 떡실신을 당했다. 개막전 치고는 스코어가 최고로 많이 나온듯. 아마 이제까지의 기록[각주:2]을 깼을듯 하다. 그리고 이천수가 오랫만에 나왔지만 하지 않았어야 할 세레모니가 발각되어서 징계를 받을것이 유력하다고 한다. 그럴꺼면 기성용의 웃통벗기 세레모니도 경고를 줬어야 하는데 옐로카드는 주긴 줬을까?
  1. 포항의 스테보가 2번째 골을 넣고 난 뒤 수원의 그랑들을 향해서 화살을 쏘는 시늉을 했는데, 그것이 도발성 세레모니로 인정하여 경고를 했음. 이정도의 애교성 세레모니라면 작년 같았으면 전혀 문제가 없었을 행동이었는데, 이번 판정은 좀 이상했다-_- [본문으로]
  2. 성남이 K리그 개막전에서 부천을 상대로 6대0으로 이겼다 함. 그게 최고기록이라는듯.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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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경남에게 참 많이 약합니다. 거진 이겨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말이죠. 그나마 올해는 컵대회때 경남에게 이겨버리는 바람에 소원풀이를 한 셈이라 다행이었죠. 경남과 마지막으로 붙는 이 경기 또한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참 컸습니다. 부산의 최근 몇 경기가 영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전반이 시작되고 나서 선수들의 면면을 보니 최근에 교체선수로 나왔던 선수들이 죄다 선발로 나왔었습니다. 수비라인에는 주승진-파비오-이강진-김창수, 미들라인에선 한정화-도화성-서동원-박희도, 공격라인에선 안정환, 물이오른 정성훈이었습니다.

이 선수들을 보고 나선 감독이 오늘 경기를 포기했나 싶었었어요. 그만큼 선발라인이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수비쪽에선 경고누적때문에 나오지 못한 홍성요 선수를 대신해서 이강진 선수가 오랫만에 나왔고, 미들의 한정화와 최강희의 조합은 참으로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전반 조금 일찍 경남의 인디오가 코너킥을 해서 그 볼이 공중에 뜬 것을 경남의 수비수가 헤딩으로 집어넣어서 1대0으로 경남이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부터 부산 선수들은 독을 품었던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조금 더 공격의 활로를 열어가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선수들의 루트가 참으로 무뎠어요. 경남쪽은 문전 앞까지 공을 몰고가서 예리한 공격을 시도하는 반면, 부산쪽은 미들까지는 공이 가나 미들에서 공격으로 넘어가는 그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공격이 되지 않았죠.

하지만 아까웠던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드리블해서 잘 몰고 나가던 부산 선수가 거진 골대 앞에서 오른쪽을 파고 들어가던 이강진을 보고 왼쪽에서 패스를 했지만, 그것을 날려버린 이강진.. 정말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전반 말미쯤에 정성훈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던 볼을 헤딩으로 집어넣었는데, 그것이 골리의 손에 먼저 맞고(?) 튕겨나간 것이라서 심판은 골키퍼 차징을 선언, 골은 무효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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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 때 신발을 멀리 던지기 이벤트가 벌어졌습니다.


답답했던 전반의 공격에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자 부산은 몇 몇 선수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안정환, 박희도, 서동원 선수를 불러들이고 최강희, 최기석, 핑구선수를 투입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의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공격 분위기가 바뀌면서 미들에서 버퍼링하던 부산의 공격이 경남의 문전을 계속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후반에선 경남의 공격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부산의 공격은 끝까지 계속되었습니다만, 경남의 잠그기 작전은 정말 대단했었습니다.; 아니 잠그기라기 보다는 그 두터운 수비벽에 가로 막혀서 뚫지를 못했던거죠 뭐.ㅋㅋㅋ

아무튼 막판 20분은 정말 숨막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심퉁했던 가변석의 관중들이 전부 다 일어나서 환호성을 질렀을만큼 부산의 공격은 계속되고 또 계속되었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많은 슈팅과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은 추가득점에 성공하지 못해서 패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20여분 정도의 불꽃같은 공격이 관중들의 마음을 감동시켰었던지 선수들과 함께 박수치며 즐거워 했습니다.


이 날 경기에서 부산 선수들은 좀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정말 잘했고, 또한 몇몇 선수들은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우선 김창수 선수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오버래핑과 수비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잘했었어요. 이 날의 수훈갑이라고 해도 별 탈이 없었을 정도입니다. 공수를 오가면서 볼을 처리하는것이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크루이프턴까지 해가면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댔으니까요.

게다가 별 잘하는게 없잖아!라고 원망했었던 핑구마저도 스루패스를 해대서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습니다. 또한 뒤늦게 들어 온 최광희와 최기석 선수는 빠른 발과 공간 침투로 상대 수비수들을 정신없게 만들어서 기회들을 많이 만들어 내어서 많이 신났었어요.

하지만 파비오는 조금 집중할 필요는 있을듯 합니다. 이날 이상하게 집중을 하지 못해서 상대방 공격수를 놓친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왜그랬을까 모르겠네요-_-; 그리고 서동원 선수의 스피드가 죽어서 그런지 몰라도 자꾸 쳐져서 전반에 공격을 잘 하지 못했었던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뭐 안좋은 일도 있으셨던 만큼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조금 아쉽긴 합니다.

안정환 선수의 전반의 움직임이 전체 공격수의 스피드를 확연히 줄이는 플레이여서 상대 공격수의 빠른 발을 이용하지 못한것이 좀 답답했었습니다. 그래서 일행들과 항상 얘기하던게 안정환은 조커 역할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것이었죠. 다음 경기에선 선발보다는 중간 조커의 역할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무튼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이 날 경기의 후반전 만큼만 해준다면 정말 기분이 좋을듯 합니다. 거기에서 결정력만 키운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ㅎㅎ 그래도 져도 기분 좋은 경기를 보고 온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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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서 부산은 인천과 조금은 인연이 깊습니다. 부산의 전 단장이었던 안종복씨가 인천의 단장이고, 프런트들도 예전에 부산로얄즈에서 일했었던 직원이 대부분이죠. 게다가 선수들 또한 부산에서 뼈가 굵었던 선수들이 많았던 터라 오늘 경기가 참 기대가 되었습니다. 부산측도 그것을 이용했었는지 몰라도 부산이 출발했던 구장인 구덕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뤄서 클래식 부산팬들에게 어필을 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인천만 만나면 적어도 4골 이상의 재밌는 경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이번 경기 또한 기대를 꽤 했었습니다.(유니폼이 저번 대전전처럼 어설픈 파란색은 아니라서 다행으로 여겼답니다^^;)


게다가 오늘은 도화성 선수의 100번째 출장경기이기 때문에 도화성 선수에게는 남다른 경기인듯 하네요. 한동안 출장하지 못했다가 올해 코치진이 바뀌면서 다시 나온 도화성 선수의 출장기록은 대단한 기록입니다.^^


그리고 옛 로얄즈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경기 시작 전 시축은 김주성씨가 했습니다. 김주성씨는 아시다시피 부산로얄즈 소속의 선수로써 부산을 이끌어나갔던 대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기념하고자 시축을 하신것 같네요^^


먼 인천에서 온 서포터들. 목소리가 우렁차고 기합이 팍팍 들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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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안정환-정성훈-핑구-김승현-도화성-박희도-김창수-파비오-김유진-주승진-이범영의 선수들이 선발진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오늘 선발진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조합으로 무언가 한 번 해보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제일 걱정했었던 선수는 안정환이었는데, 제 걱정이 기우였었던건지 정말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욕심이 너무 커서 자신을 위주로 한 플레이를 원하는것 같았는데, 이젠 자신은 뒤로 빠지고 다른 선수들이 넣게 하는 도움플레이를 하기로 마음먹은 뒤 부터는 좀 더 잘 풀려나가는듯 했습니다.

중앙에선 도화성이 1차적으로 상대의 공격수를 끊어내는 역할을 했고, 서동원 대신 나온 핑구가 2차 역할로 나서 상대방의 공격을 잘 막아냈으며, 양 사이드의 김승현과 박희도는 굉장히 빠른 발과 상대의 헛점을 찌르는 송곳같은 플레이로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몇 번의 아쉬운 찬스들이 지나가고 나서, 공격진들이 서서히 앞으로 돌진하더니 공격수 전체가 앞으로 달려나가면서 같이 뛰던 안정환이 날카로운 가로 패스를 해서 왼쪽 문전으로 뛰어들어가던 박희도가 그것을 받아서 선취골 득점에 성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대0으로 앞서나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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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취득점 장면


거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은 안정환이 1골을 더 추가, 2대0으로 앞서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는데 좀 얼떨떨 하더라구요. 부산이 이렇게 빨리 앞서나가면 나중에 별로 안좋던데 하는 이상한 예감까지 생겨버렸기 때문이죠-_-;;

그런 제 예감이 맞았던 탓일까요? 왼쪽 코너에서 코너킥으로 올라간 볼이 뛰어들어가던 상대 선수의 머리에 맞아 헤딩골이 되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2대1이 되고 맙니다. 상당히 허탈했어요.ㅠㅠ 하지만 후반전에는 더 잘하겠지 하는 되지도 않는 기대감을 가지고 후반전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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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들어서의 부산은 인천에게 계속 밀리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전반전에 오버페이스했던 탓인지 몰라도 공격수들이 많이 힘겨워 했습니다. 특히 안정환 같은 경우는 거의 걸어다닐 정도였죠. 전반전에 굉장히 잘해서 제발 오버만 하지 말아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는데, 역시나 후반엔 걸어다녔어요-_-;;

하지만 감독은 안정환 보다는 다른 선수들을 교체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격수를 투입해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시점에서 오철석을 집어넣은것이 불안불안했는데, 그것이 복선이었을까요? 수비의 헛점을 파고든 라돈치치가 한 골을 추가. 2대2 동점을 만들어버립니다. 부산은 그제서야 이강진, 최기석을 투입해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보고자 시도했지만, 이미 늦어버려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전반까지만 해도 선수들이 정말 잘하길래 '왠일이래?'하고 놀랬을 정도로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후반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는게 첫번째로는 감독의 판단미스가 눈에 띄었다는 점입니다. 후반전에 체력이 다해서 걸어다니던 안정환을 다른 선수로 교체해서 상대의 골문을 더 노려봤어야 하는데 엉뚱하게 잘 잠그지도 못하는 오철석을 투입시켜 상대에게 빌미를 주었다는것이죠. 두번째로는 선수들의 마인드입니다. 2대2 동점 상황에서 한 골을 더 넣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고, 슈팅을 날려도 괜찮을 기회에서 가로패스만 해대는 통에 팬들의 분노를 샀었죠. 게다가 골문을 잘 지켜야 할 이범영 마저도 자꾸 앞으로 나가는 바람에 어찌나 가슴을 쓸어내렸던지..-_-;; 암튼 후반전은 정말 답답할 지경이었습니다.

이대로 나가다간 다음 주 수요일에 있을 컵대회 플레이오프전에서 잘 할 수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기대가 안됩니다 진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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